이제 시작이길 바랍니다. :: Horizontal Grays S2

지난 일요일
아무것도 할 수 없더군요. 하루종일 울기만 한것 같습니다.

마음은 봉화마을로 달려가고 싶지만, 아니면 분향소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그러기 힘들더군요.... 
그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울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안마시던 술이 무지하게 생각나는 하루하루 였지만 술도 안마셨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것들을 절대 잊지 않기위해..
되새기고 되새기고 되새겼습니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시대정치의 막내라고 하셨던가요?
신시대정치는 제가 바라던.. 많은 평범한 국민들이 바라던...
그런 정치가 시작되길 바랬더랬습니다.

솔직히 제 좁은 시야로는 깜깜합니다.
일요일 그렇게 울었던 이유는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잃어서?
단지 그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부일매국노는 3대가 넘게 아니 대대손손 부자로 살고..
독립운동가는 3대가 넘게 아니 대대손손 가난하게 사는..
기득권세력에 도전하는 사람은 죽어나갈수 밖에 없게 만드는
뭣 같은 이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타협하지 않고 불의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라갔건만
그 끝이 이렇게 되어서..
우리에게, 이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는 어떤희망이 있을까 싶어서
앞날이 깜깜해서 울었습니다.

정치인들은 다시 구시대의 정치인들밖에 보이지 않으며
아파트값 하나에 전과14범을 찍고, 같은 종교라 그 사람을 찍고
불의는 참지만 불이익은 못참는 사람이 다수이며
오랜 세월 기득권과 언론 그리고 잘못된 교육에 세뇌된 사람이 다수인
이 나라에 어떤 희망이 있을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알기를 바랍니다.
무엇이 옳은 것이고 그른것인지.
민주주의라는 기치하에 그른것을 다른것이라 말하는 사람을 구별할 줄 알기를 바랍니다.
불의는 참고 불이익에는 못참는 그런 국민이라 할 지라도.
자신의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지라도 명확히 구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 국민들이 많아 지는 날.
당신이 추구하던 '사람사는 세상'이 더 가까워질겁니다.

분향소도 가지 않고, 내일 영결식도 못갈겁니다.
내일까지는 당신을 보내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영결식이 끝난 후 당신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독재자의 죽음은 그 끝을 의미하지만
순교자의 죽음은 그 시작을 의미합니다.

당신을 보내드리고,
당신이 원하던.. 그리고 제가 원하던..
그런 세상의 시작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길지 않은 순간이나마 희망을 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2009년 5월 29일 이 재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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