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여행 #7 -마지막 날- :: Horizontal Grays S2
2008. 11. 9 일요일, 팔일째

드디어 돌아가는 날이다.
참 표현하기 힘든데... 정말 아쉽다.

사방비치에서 출발하는 배는 조금 일찍 끊긴다. 12시 즈음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한시간이라도 더 머물고 싶은 마음에 푸에르토 갈레라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거기선 3시쯤이 마지막 배라고 해서...



또 비가 오려는지 날이 흐리다..
내 맘도 흐리다.. ㅜㅡ



나무에 앉아 얘기하고 있는 필리피나들..
사방비치클럽 바로 앞쪽인데 14얘기로는 저 나무에서 아이들이 바다로 다이빙하던 그 나무란다.
송오브조이 앞 정경보다는, 사방비치클럽 앞이 왠지 더 정겹다.


오토바이 타러 가던 길..
아이들 보고 한컷..
우리나라도 예전엔 저런 아이들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푸에르토 갈레라까지 나 태워준 아저씨... (사실 나이는 모른다. ^^;)


내가 같이 찍자고 했던가?
뭐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근처 필리피노들과 함께 :)
다들 잘 생겼다.



푸에르토 갈레라에 갔더니 항구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배타고 화이트비치로 가란다.
사실 정확히 어떤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조금이라도 더 머물려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배삯은 똑같다고 했고..
여튼 그래서 바로 출발하는 배를 타고 화이트비치로..



화이트비치에서 기념품을 조금 사고 음료수를 마시며 막배를 기다렸다.
배에 앉아서 출발을 기다릴때 마음이 정말 묘했다.
단지 여행의 끝이 다가오는 것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참 뭐라 표현하기 힘들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새오토바이로 보이는데 저렇게 큰 물건도 이동해준다.


바탕카스항에 도착했다.
용석에게 전화를 하니 한 20~30분 걸린단다.
어둑해진 항구주변 상가의 모습이 재밌다...(근데 촛점은 어디로? 흔들린건가? ^^;;;;)




배도 출출하고 해서 근처 햄버거가게에서 햄버거를 하나 먹기로 했다.
가게이름이 Princess May 였다.
정말 심플한 햄버거였는데.. 맛있거나 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그곳에 일하던 종업원이 입고 있던 한글이 쓰여진 바지.
ㅋㅋㅋ
그러고 보니 Grace가 신고 있던 샌들에도 '전위적인 패션'이던가 이렇게 쓰여있던 기억이 난다.



용석과 만나서 식사를 하러 갔다.
그곳은 나름 부유한 동네의 한 번화가였는데 그곳에서 부페를 먹었다.
힘들다고 푸념하던 녀석도 역시 딸이랑 있을 때의 표정을 보면 밝기만하다. 보기 좋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용석이 뜻밖의 얘기를 했다.
저번 용석과 헤어질 때 장모님이 많이 아프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금요일날 돌아가셨다고 한다.
비행기시간까지는 아직 시간도 있고 집에 잠시 들려 조문이라도 하고 가라고 한다.

용석 장인,장모님 댁에 도착을 하니 10여명의 어른들과 비슷한 수의 아이들이 있었다.
내가 도착하니 제인이 친척들에게 소개해줘서 한분한분 인사를 드렸는데
영어로 뭐라고 얘기해야할 지 참 난감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리로 된 관에 누워있던 돌아가신 분의 모습..

제인에게는 기운내라고 좋은곳으로 가셨을거라고 얘기해주고
용석에게는 이제 좀 마음이 편해지길 바란다고 얘기해줬다.
그동안 용석의 마음고생이 심했던걸 알기에...



용석의 차를 타기전 편의점 옆에서 발롯을 팔고 있던 노인..
필리핀에 8일간 머물면서 최하층에서 꽤나 잘 사는 모습들까지 다 본듯하다.
역시 뭐라 표현하기 힘든 마음...



공항으로 가는 길 용석이가 뜬금없이
전에 집에서 묶었을 때 다음날 아침 도대체 뭘 하고 돌아다녔냐고 한다.
나야 뭐 사진 좀 찍고, 착한 일도 좀 했다고.. 별다른일 없었다고.. 대체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내가 용석의 집을 떠나고 다음 날 제인이 장을 보러 나갔는데
보통 한시간이면 귀가를 하는데 돌아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서 나가봤더니
동네사람들한테 붙잡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더란다.
그 이유가... ㅋㅋㅋ

일요일날 동네를 돌던 한국청년이 용석의 친구, 즉 제인의 남편 친구란 사실을 알고
제인을 붙잡고 자기딸들 소개시켜달라고 동네 아줌마들이 성화였단다.
사실 처음엔 살짝 으쓱했는데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가슴 아프다.

필리핀의 성비율은 관광객인 내가봐도 여자가 월등히 많다.
그렇다보니 남자들이 꽤나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 게다가 책임감이 없고 게으른 사람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사방에서도 그런 남자에 대해 얘기도 듣고..
그러니 자연스럽게 외국인과의 결혼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월요일 새벽 1시 비행기.
한국에 새벽 6시에 도착해서 바로 출근을 해야하는 빠듯한 일정이었슴에도..
아쉬움이 가득한 이번여행..

잘모르겠다.
용석에게 필리핀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잔뜩 듣고도...
그곳에 대한 좋은 감정이 더 많이 남아있고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건
내가 단지 관광객이었기 때문만은 아닌듯하다.


* 아.. 정말 올릴사진, 쓸 얘기들이 많이 빠졌는데... 어쩔 수 없다. --;;;;
* 나름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여행이었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지난데다가 급하게 마무리 짓느라 이렇게 '끝'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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