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여행 #1 :: Horizontal Grays S2

동경여행을 시작으로 여행을 좀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선 우리나라 첫 여행지로
장성을 선택했던것은 단지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내 본적지이기도 했고(서울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만..) 아직도 원적지이기도 한..
"전라남도 장성군 진원면 율곡리..." 여기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여튼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하기 이틀전에야 장성에 무엇이 있고 등등을 간단하게 검색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2007.9.7 금요일
어차피 막차로 출발할 생각이니 KTX같은걸 타고 빨리가서 무엇하랴..
마침 가장늦게 있는 열차는 무궁화호였다. 차에서 잠이나 실컷자야겠다고 생각하고
23:10 무궁화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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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에서 탈 때는 빈좌석이 꽤 많았다. 내심 아- 조용히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영등포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이 탄다. 어느덧 빈좌석은 보기가 힘들다.
내 옆자리에도 중년의 아저씨가 앉는다.
(언제부터일까? 미모의 아가씨가 옆자리에 앉으면 좋겠다... 기대 안한지 꽤 오래인듯하다 ㅋ)

아저씨가 앉는것 까진는 좋은데 이 아저씨... 이내 신발벗고, 의자 뒤로 제끼고 팔,다리 다 벌리고 잠을 잔다.
게다가 술냄새까지... 아.. 짜증 지대로다 --+
열차에서 책 좀 보다가 잘 요량으로 간만에 책도 들고 갔건만..
책 좀 볼라치면 팔로, 다리로 툭툭 치는데 몇번을 좋게 말씀드려도 그때뿐이다. 하긴 자다가 대답하는 것이니..
어느샌가 책이고 뭐고 포기하고 방어에 전념한다. 정말 짜증난다...

0:00 오산을 지나 평택을 향해한다.

3:05 열차는 거의 정확하게 예정시간에 장성역에 도착한다.
그 짜증나는 아저씨때문에 피곤하다. 책도 못보고, 잠도 못잤다. 여튼 벗어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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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역에서 내리니 안개가 자욱하다.
역 주위의 풍경은 여느 시골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주위의 가게들을 보아하니 여기가 장성에서 제일 번화가인듯 싶은데.. 역시 시골은 시골이지 싶다.
원래 계획은 새벽3시 즈음에 도착하니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아침부터 돌아다닐 계획이었는데
과연 찜질방이 있을까 싶다.

배도 출출하고해서 편의점에 갔더니 여중생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아르바이트 하고 있다.
(친구 두명이 옆에 있었는데 교복을 보아하니 중학교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님 고등학생이겠지 뭐 ^^;)
이시간에 저 어린친구가 여기서 아르바이트해도 괜찮은걸까? 생각해본다.
(지금생각하니 그런것 그냥 물어볼껄 그랬다.)

컵라면을 사고 아무생각없이 평소에 피던 담배를 사려고 '던힐 밸런스'하나 달라 했더니
'여기 장성에는 양담배가 없어요'라고 사투리로 이야기 한다.
아.. 정말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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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을 물을 붓고 기다리는데 편의점에 같이 들어오던 아저씨도 컵라면을 사셔서 물붓고 기다리고 계신다.
창밖을 보면서 멍- 하니 있는데 말을 건네신다.
"서울에서 왔어요?"
"네"
"벌초하러?"
"아뇨.. 그냥 여행왔어요." (그러고 보니 추석이 얼마 안남았다.)
"장성에 뭐 볼게 있다고 이리로 여행을 와요?"
음.. 잠시 생각을 해봤다. 오기전에 검색했던 곳들을 얘기하자니 귀찮다. 그냥 솔직하게 얘기한다.
"돌아가신 아버지 고향이어서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그랬더니 기특해하신다. 그리고 "사람은 뿌리를 알아야지" 하시면서 간단히 그런말씀들을 해주신다.
컵라면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아저씨는 벌초하러 오셨고,
아까는 볼거없다고 하시더니 장성은 물이 좋네, 뭐가 좋네~ 하신다. ^^;
오동춘이라는 곳 여기서 멀지 않으니 꼭 가보란다. 물맛이 기가 막히단다.
그래서 바로 옆에 소주공장이 있다고... ^^;
여기 혹시 찜질방 있냐고 여쭈었더니 그런거 없다고 하신다.. 이런 --;
어느새 컵라면 다드시고 벌초하고 광주내려가려면 서둘러야한다고 하시며 짐을 챙기신다.
사진한장 찍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승낙은 하시는데 카메라 들이대니 얼굴에 힘이 ㅋ
여행 재미나게하라며 얘기해주시고는 짐챙겨서 가신다.

편의점에서 나가다가 혹시나 해서 아르바이트학생에게 물어봤다.
찜질방 있냐고...
최근에 생긴 큰 찜질방이 있단다. ㅋ ^^
설명해준대로 5분쯤 걸어가니 찜질방이 나온다. 오- 이근처에서 제일 큰 건물이다.
얼마냐고 물으니 5000원이었던가? 6000원이었던가? 여튼 서울보다는 꽤 저렴하다.
새벽이 아니면 요금이 3500원이다. :)
여튼 피곤하다. 일단 씻고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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