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싸페... 그리고 나가수. :: Horizontal Grays S2

2003년 늦여름 혹은 초가을 즈음일게다.

이화여대 대운동장에서 쌈지 싸운드 페스티발(이하 쌈싸페)를 한다기에 같이 사진찍는 분들과 함께 구경갔던 것이...

공연속 코너 중에 '숨은 고수를 찾아서'라는 이름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있는 유망주 들의 무대가 있었다. 

거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밴드가 바로 '럼블피쉬'였다.

"아주 조금씩"을 부르는데 보컬 최진이의 매력적인 노래에 빠져 소름돋다가 나중에는 이뻐보이기 까지 했었드랬다. ㅋ

여하튼 당시 넘 실력도 괜찮고 마음에 들어서 곡만 받쳐주면 조만간 앨범하나 들고 나와도 성공하겠지 싶었드랬다.

그리고 2004년인가 타이틀 곡이 '예감 좋은 날"인 그들의 첫 앨범이 나오고 바로 구매를 해서 정말 잘 들었었다.

쌈싸페 공연은 2003년 딱 한본 본 것이었지만 알기로는 2010년에도 진행되었고, 숨은 고수를 찾아서 무대에 세우는 것도 여전하다. 

럼블피쉬를 비롯 장기하와 얼굴들도 숨은 고수 출신으로 알고 있고, 국카스텐도 숨은 고수 무대에 섰던 것으로 알고 있다.



쌈싸페 당시의 공연은 찾을 수가 없었고 이 동영상도 겨우 찾았다. 못들어 본 사람은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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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싸페의 숨은 고수가 새로운 인디밴드들 중 고수를 발굴해서 무대를 제공해 주었다면

나가수는 여러 여건으로 인하여 발톱을 감추고 있는, 또는 잠자는 호랑이같은 기성가수들에게 훌륭한 무대를 제공해 준다는 의미에서 

기획의도는 물론 공연 자체도 매우 마음에 들어 했드랬다. 

그래서 경연에서 최저점수의 가수가 탈락을 하는 것도 탈락이 아닌 또 다른 가수의 무대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다.

당연히 한번도 떨어진 가수가 실력이 별로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지난 김영희 피디의 재도전 기회로 인한 논란은 사실 룰의 적용의 문제와 그에 따른 또 다른 고수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 이유로 짜증이 났드랬다.

한바탕 시끌했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한 나가수에는 기대이상의 실력파 가수들의 무대가 있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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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홍석이가 '바다'는 노래 정말 잘하지 않냐고 얘기한적이 있다.

그때 내가 그랬었다. '바다'나 '옥주현'이나.. 홍석이는 '바다'가 옥주현 보다는 훨씬 좋은 보컬이라고 얘기했지만

적어도 그당시 나한테는 '바다'나 '옥주현'이나 아이돌그룹에서 노래 잘하는 가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이유는 보컬리스트로서 테크닉적인 측면이야 바다가 나을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그 두가수 모두 노래는 잘하지만 감동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적당한 평가절하로 마무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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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나가수에 '옥주현'이 나온다는데 있어서 사실 난 그다지 반감은 없었다.

나와서 정말 실력도 좋고 감동을 주는 무대를 만들어준다면 그간 많이 성장했구나, 이제 연륜이 있어서 이런 좋은무대도 보여줄 수 있구나 하고 칭찬했을 것이며

형편없는 무대를 보여준다면 아마 피디도 욕했을테고 주제파악 못하는 가수도 욕했을 것이다.

그리고 욕은 했을 지언정 나가수 무대는 보다 높은 수준의 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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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제 나가수에서 과연 옥주현은 어땠는가?

사실 난 깜짝 놀랬다.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아이돌일 때 노래의 고음파트를 담당했던 특성이어서인지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을 해서인지, 아님 높은 점수를 받고 싶어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질러 부르는 것은 여전하지만 다른 것은 발성이 정말 좋아져서 핑클 당시 지르는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호흡은 많이 거슬렸지만 좋은 발성으로 잘 불렀다고 생각한다. 곡해석은 잘 못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것은 노래를 잘 부르기만 하더라는 것.

임재범이나 이소라를 참 좋아하는 이유가 음정,호흡,발성 이런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감성으로 내 마음을 움직인다는것인데

옥주현한테 벌써 그런것을 바라면 무리일까? 그래도 나가수 무대에 선 이상 나는, 시청자는, 관객은 바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여하튼 다른 가수들의 컨디션 상태를 감안하면 1등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높은 순위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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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옥주현이 아니다.

제작진이 문제

어제본 옥주현은 그냥 실력으로 겨뤄도 너무 못해서 바로 떨어질 수준 이런 정도는 아니었는데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옥주현 참가가 알려지고 나서 부터 시끄러웠다는 것을 제작진도 잘 알고 있었을 터인데 오히려 여러면에서 오해를 사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출연자들에게 조차 예고되지 않은 룰 개정 (새로운 참가자 후순위 배정, 공연이 아닌 경연으로 바로 들어간 것) 및 매니저 송은이 문제 등

당연히 시청자들도 납득할만하게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들을 왜 전혀 그런 설명도 없이 강행했을까? 

편집의 문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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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가수는 이제 어떻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논란을 종식시키고 다시 훌륭한무대로 보답을 할런지

아님 이렇게 차츰차츰 무너져 막장 프로그램으로 갈런지..


아래는 '세월이 가면'을 부르는 옥주현과 차지연(임재범의 빈잔 무대에서 피쳐링하였던 가수)의 동영상이다.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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